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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f46eede42b49605f2e577a8e02345b7 “어머, 무슨 소리야? 물론 영우가 한국에 들어 온지는 얼마 안 됐다 해도 니들이 알고 지낸 지는 벌써 20년이야. 그 정도면 충분한거 아니야?” 그가 걱정하는 척 은수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그 손길에 음흉함이 배어있거늘 정신이 멍해진 은수는 아무것도 알아채지 못했다. 어린 여왕이 미소지었어. 그녀는 우아하고도 여왕다운 태도로 테하리트에게 물었어. “모두 나와!” 새로 증축한 8층 건물 앞에서 목청껏 소리 지른 진은 꾸역꾸역 나오는 사내들을 볼 수 있었다. 아니, 여자들도 몇 명 있긴 있었다. 그러나 진은 약자와 여자에게는 관대한지라 칙칙한 사내들과 그녀들을 동류로 만들 수 없어 ‘꾸역꾸역’이라는 표현에서 제외시켰다. “흠! 모두들 나왔는가?” 그의 말에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진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그답지 않게 오히려 미소까지 짓는 것이 아닌가? “하하하, 뭐 좋아. 나오지 않은 녀석들은 나중에 따로 처벌하면 되니깐.” 나직한 음성이었으나 그들은 진의 음성을 듣는 즉시 몸을 떨었다. 진은 말을 하는 내내 그 엄청난 기운을 개방시켰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수십이 넘는 사내들이 동료의 안위를 걱정하여 서둘러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진은 고니아로 건물 안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좋아, 좋아. 우선 간단히 내 소개부터 하겠다. 나는 오늘부로 제군들의 대장이 된 올슈레이 진이라 한다. 그리고 이쪽은 제군들의 부대장인 린이라 한다.” 진은 은근슬쩍 린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린은 조금도 기분 나빠 하지 않 고 도리어 감격해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었다. 진과 린이 오천 명이 넘는 기사들에게 인사를 했음에도 누구하나 박수를 치지 않았다. 이에 진은 방금 전까지 생각했던 방법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제군들은 분명 투항했다. 그것은 곧, 방금 전까지 동료였던 자들에게 검 을 돌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거와 다름없다. 내가 지금 잘못 알고 있나?” “…….” 조금은 냉정한 진의 말에 그들은 금방이라도 뛰쳐나가려는 동작을 보였다. 그러나 그들에겐 그런 용기 따위는 애시 당초부터 없었다. 만약 그들에게 용기가 있었다면 진즉에 장렬히 전사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본인들부터가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오천 명이 넘는 기사들 대다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진은 일그러지는 그들의 얼굴을 보면서 마음이 약해졌다. 허나 지금은 강하게 나가야 할 때였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입지를 굳힐 수 없기 때문이다. “대답을 하지 않는 다는 말은 내 말을 인정치 않는 다는 말인가? 좋다. 내 제군들 모두를 죽여주겠다. 따라와라. 제군들의 무덤으로 안내하겠다.” 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그들의 기습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083063214fe76db22b3a4e7759d604d9